中 환율조작국 지정 피했지만…美 무역분쟁 히든카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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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효송
작성일19-05-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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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vs2019년 5월 환율보고서 비교해보니
산업보조금·비경제시장 등 구조적 문제점 강조
미·중 무역협상 교착상태서 압박카드로 남겨놔
감시대상 확대하고 지정요건 완화…2017년도 한 차례 완화해
[이데일리 정다슬 신정은 기자] “중국이 비관세 장벽, 비(非)시장 체제, 국가 보조금 등 투자무역을 왜곡시키는 차별적인 조치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2019년 미국 환율보고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Currency Manipulator)’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산업보조금 등을 거론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불공정하고 폐쇄적인 정책으로 위안화의 통화가치를 주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환율조작국 카드를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결정적 카드’로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vs2019년 美환율보고서
미국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년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지난해에 이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주요 무역대상국을 대상으로 각국 정부가 인위적인 통화 가치를 조정해 자국 무역에 유리한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았는지를 점검한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가 금융 제재 등 강력한 경제 압박에 나서는 만큼 매년 환율 보고서가 발표되는 시기가 되면 모든 미국 교역국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당초 4월에 나올 예정이었던 환율보고서가 5월 말이 되도록 나오지 않으면서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환율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오히려 외환시장에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과도한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오히려 달러를 팔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3900억달러(2017년 4분기~2018년 3분기)에서 지난해 4190억달러로 늘어났지만, 이는 미·중 양국이 관세 인상을 경고하는 등 무역긴장감이 고조되자 기업들이 막판 밀어내기 수출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 재무부 역시 보고서에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의 개입은 제한적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미국이 중국의 외환시장을 호의적으로 평가한 건 결코 아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국 위안화의 평가 절하는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아닌 중국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쌓아 위안화 수요를 줄이는 중국 정부의 불공평한 경제정책에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중국 정책에 심각한 우려(significant concerns)를 표명한다”며 “중국 정책은 외국인 투자를 억제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조는 2018년 10월 직전 보고서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중국의 외환시장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중국 정부가 역사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면서도 2007년 GDP의 10%에 달하던 경상수지 흑자가 0.5% 수준까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시사한 것이었다. 또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위안화 가치는 실질무역가중치 수준으로 올라왔다”고도 밝혔다.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엄중한 인식은 당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진 않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미국 재무부는 “이대로 가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국정부는 보조금과 국영기업 등 시장 왜곡 세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율보고서는 상·하반기에 나눠 매년 두 차례 발표된다. 2020년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카드를 꺼내 들 기회는 적어도 두 번 이상 있다는 얘기다.
레조나 홀딩스의 수석 전략가인 카지타 신스케는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통화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두 나라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이것이 향후 시장이 낙관적으로 흘러갈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협상의 판이 아직 깨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이 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일 뿐, 향후 교섭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입맛따라 달라진 환율보고서 기준
환율조작국 지정도 쉬워졌다. 미국 재무부는 심층분석대상국 범위를 △미국 12대 교역국에서 △대미 무역규모가 400억달러(약 47조 5000억) 이상인 국가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분석 대상 교역국은 2018년 9개에서 21개까지 늘어났다. 미국이 지난해 이들 21개국과 무역한 총 상품 거래 규모는 총 3조 5000억달러로, 이는 전체 미국 상품거래 무역의 80%를 차지한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교역국가를 모두 감시하겠다는 의미다.
환율조작국 판단 기준 역시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에서 2%로 낮춰잡았다. 또 해당 국가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를 따지는 지속기간 역시 ‘12개월 중 8개월’에서 ‘12개월 중 6개월’로 바꿨다.
미국이 이처럼 환율보고서 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은 2015년 앞서 말한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하는 ‘교역촉진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중국 등을 비롯해 다수 교역국이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가 드물자 2017년 이 기준을 1개만 충족시켜도 되는 것으로 변경했다.
또 불과 2년 만에 또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그것은 순수하게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말한 까닭이다.
재무부가 요건을 강화하면서 관찰대상국도 6개국에서 9개국으로 늘었다. 기존 관찰대상국이었던 인도와 스위스가 빠졌지만 아일랜드,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당초 빠질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나라 역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다만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기준선이 2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가면서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다음 보고서에서는 제외될 것이란 설명이 담겼다.
정다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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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vs2019년 5월 환율보고서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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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Currency Manipulator)’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산업보조금 등을 거론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불공정하고 폐쇄적인 정책으로 위안화의 통화가치를 주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환율조작국 카드를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결정적 카드’로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vs2019년 美환율보고서
미국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년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지난해에 이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주요 무역대상국을 대상으로 각국 정부가 인위적인 통화 가치를 조정해 자국 무역에 유리한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았는지를 점검한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가 금융 제재 등 강력한 경제 압박에 나서는 만큼 매년 환율 보고서가 발표되는 시기가 되면 모든 미국 교역국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당초 4월에 나올 예정이었던 환율보고서가 5월 말이 되도록 나오지 않으면서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환율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오히려 외환시장에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과도한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오히려 달러를 팔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3900억달러(2017년 4분기~2018년 3분기)에서 지난해 4190억달러로 늘어났지만, 이는 미·중 양국이 관세 인상을 경고하는 등 무역긴장감이 고조되자 기업들이 막판 밀어내기 수출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 재무부 역시 보고서에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의 개입은 제한적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미국이 중국의 외환시장을 호의적으로 평가한 건 결코 아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국 위안화의 평가 절하는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아닌 중국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쌓아 위안화 수요를 줄이는 중국 정부의 불공평한 경제정책에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중국 정책에 심각한 우려(significant concerns)를 표명한다”며 “중국 정책은 외국인 투자를 억제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조는 2018년 10월 직전 보고서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중국의 외환시장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중국 정부가 역사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면서도 2007년 GDP의 10%에 달하던 경상수지 흑자가 0.5% 수준까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시사한 것이었다. 또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위안화 가치는 실질무역가중치 수준으로 올라왔다”고도 밝혔다.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엄중한 인식은 당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진 않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미국 재무부는 “이대로 가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국정부는 보조금과 국영기업 등 시장 왜곡 세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율보고서는 상·하반기에 나눠 매년 두 차례 발표된다. 2020년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카드를 꺼내 들 기회는 적어도 두 번 이상 있다는 얘기다.
레조나 홀딩스의 수석 전략가인 카지타 신스케는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통화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두 나라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이것이 향후 시장이 낙관적으로 흘러갈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협상의 판이 아직 깨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이 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일 뿐, 향후 교섭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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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조작국 지정도 쉬워졌다. 미국 재무부는 심층분석대상국 범위를 △미국 12대 교역국에서 △대미 무역규모가 400억달러(약 47조 5000억) 이상인 국가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분석 대상 교역국은 2018년 9개에서 21개까지 늘어났다. 미국이 지난해 이들 21개국과 무역한 총 상품 거래 규모는 총 3조 5000억달러로, 이는 전체 미국 상품거래 무역의 80%를 차지한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교역국가를 모두 감시하겠다는 의미다.
환율조작국 판단 기준 역시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에서 2%로 낮춰잡았다. 또 해당 국가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를 따지는 지속기간 역시 ‘12개월 중 8개월’에서 ‘12개월 중 6개월’로 바꿨다.
미국이 이처럼 환율보고서 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은 2015년 앞서 말한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하는 ‘교역촉진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중국 등을 비롯해 다수 교역국이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가 드물자 2017년 이 기준을 1개만 충족시켜도 되는 것으로 변경했다.
또 불과 2년 만에 또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그것은 순수하게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말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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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철학자 제임스 스미스 베리타스 포럼 고려대 특강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턱수염의 철학자는 강연 내내 청중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졌다. 청중은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거나 깊은 생각에 잠겼다. 철학자는 말했다. “우리의 갈망은 무엇인가를 예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예배와 예전(禮典)의 대상은 돈 섹스 권력 지식, 심지어 우리의 헌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만족을 줄 수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2019 베리타스포럼’이 28일 저녁 서울 성북구 고려대 과학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강연자는 북미 지성계에서 활발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독철학자 제임스 KA 스미스(사진) 미국 칼빈대 교수, 주제는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는가’였다. 스미스 교수는 유럽 현대사상에 기초해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아브라함 카이퍼에 이르는 신학적 문화비평 전통을 발전시킨 신학철학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그는 460여명의 학생과 일반인 앞에서 포스트모던 시대의 욕망과 습관, 사랑에 관해 이야기했다.
스미스 교수는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보다 무엇을 사랑하는지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우리 자신의 정체성 중심에 있는 사랑이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예로 SNS에 올리는 해시태그(#)가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습관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습관적으로 사랑하곤 한다”면서 “습관은 무의식적이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무엇인가를 사랑하도록 배우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모를 수 있다. 그는 “습관이 올바른 본성이 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습관을 예배 및 예전과 연결했다.
스미스 교수는 “당신이 집중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예전이라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사회는 우리가 명상하기보다는 번잡함을 사랑하도록 수많은 예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물질과 권력, 욕망은 절대로 만족감을 줄 수 없기에 끊임없이 하나님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는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스마트폰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내가 필요할 때 있어주는 것, 버릴 수 있는 것, 언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대에는 작은 기계 조작 행위가 자기중심적 습관을 심어줌으로써 자신을 다른 무엇보다 더 사랑하도록 훈련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떤 신을 예배하는가가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면서 “어떤 요구나 명령도 없이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주며 희생하시는 하나님은 참회라는 고백의 예전을 통해 스스로 정직해질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한복음을 인용해 “하나님은 ‘너는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다.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기 위해 속삭이고 계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베리타스포럼은 1992년 하버드대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북미와 유럽의 200여개 대학에서 2000회 이상 포럼을 개최했다. 참된 진리(베리타스)인 기독교 정신을 복원하기 위해 인생의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최근엔 기독교 신앙과 타 종교, 세계관 간의 대화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임보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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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민석 선임기자턱수염의 철학자는 강연 내내 청중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졌다. 청중은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거나 깊은 생각에 잠겼다. 철학자는 말했다. “우리의 갈망은 무엇인가를 예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예배와 예전(禮典)의 대상은 돈 섹스 권력 지식, 심지어 우리의 헌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만족을 줄 수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2019 베리타스포럼’이 28일 저녁 서울 성북구 고려대 과학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강연자는 북미 지성계에서 활발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독철학자 제임스 KA 스미스(사진) 미국 칼빈대 교수, 주제는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는가’였다. 스미스 교수는 유럽 현대사상에 기초해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아브라함 카이퍼에 이르는 신학적 문화비평 전통을 발전시킨 신학철학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그는 460여명의 학생과 일반인 앞에서 포스트모던 시대의 욕망과 습관, 사랑에 관해 이야기했다.
스미스 교수는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보다 무엇을 사랑하는지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우리 자신의 정체성 중심에 있는 사랑이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예로 SNS에 올리는 해시태그(#)가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습관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습관적으로 사랑하곤 한다”면서 “습관은 무의식적이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무엇인가를 사랑하도록 배우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모를 수 있다. 그는 “습관이 올바른 본성이 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습관을 예배 및 예전과 연결했다.
스미스 교수는 “당신이 집중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예전이라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사회는 우리가 명상하기보다는 번잡함을 사랑하도록 수많은 예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물질과 권력, 욕망은 절대로 만족감을 줄 수 없기에 끊임없이 하나님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는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스마트폰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내가 필요할 때 있어주는 것, 버릴 수 있는 것, 언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대에는 작은 기계 조작 행위가 자기중심적 습관을 심어줌으로써 자신을 다른 무엇보다 더 사랑하도록 훈련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떤 신을 예배하는가가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면서 “어떤 요구나 명령도 없이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주며 희생하시는 하나님은 참회라는 고백의 예전을 통해 스스로 정직해질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한복음을 인용해 “하나님은 ‘너는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다.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기 위해 속삭이고 계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베리타스포럼은 1992년 하버드대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북미와 유럽의 200여개 대학에서 2000회 이상 포럼을 개최했다. 참된 진리(베리타스)인 기독교 정신을 복원하기 위해 인생의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최근엔 기독교 신앙과 타 종교, 세계관 간의 대화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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