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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하늘에 종소리 퍼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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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효송 작성일19-08-27 11:2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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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영

시간이 찾아왔다.
가자가자 저 언덕 너머로.
꾸물대지 말고 어서 가자.
옷은 무엇 때문에 입으려 하느냐.
육신은 왜 챙기느냐.

가져갈 게 남아있거든
쓰레기통에 버려버려라.
기억을 가슴에 품지 마라.

가져갈 것은
남몰래 베푼 자선뿐,
이번에는 그것도 버려버리자.
하늘에 종소리 퍼지듯
가자가자 저 언덕 너머로.
처서가 지나니까 하늘이 높아졌다.

그동안 세상사가 하도 시끄러워서 하늘을 바라볼 시간이 없었다.

맑고 투명한 하늘을 올려다보니 문득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과연 내 삶은 어떠했는가?

하늘나라로 갈 시간이 찾아왔을 때, 나는 과연 하늘 보기에 부끄러움은 없었는가?

나는 하늘나라에 갈 때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결국, 아무것도 가져갈 수가 없다. 허울뿐인 옷도 육신도 필요 없다.

가져갈 게 남아있거든 쓰레기통에 버려버리고 기억조차 가슴에 품지 마라.

그리고 남몰래 베푼 자선마저도 버려버리자.

그런데 우리는 이승에서 부와 명예, 권력에 집착한다.

부와 명예, 권력은 하늘나라에서 필요치 않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영혼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맑은 종소리이다.

박미산 시인, 그림=원은희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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