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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 없다” 울먹인 김정은, ICBM 공개되자 활짝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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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순란서 작성일20-10-12 07:1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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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감사하다” 표현만 12번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 노려

최고지도자 이례적 몸 낮추기에
태영호 “북한 그만큼 힘들다는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울먹이는 모습과 웃는 얼굴을 모두 보여줬다. [조선중앙TV·노동신문=뉴시스·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고맙다’와 ‘감사하다’는 표현만 12번 사용했다. 북한 주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하는 등 자세를 낮춘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연설 도중 인민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최고 존엄의 무결성(無缺性)으로 대변돼 온 북한 최고지도자의 지위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김 위원장이 주민의 어려움에 공감한다는 제스처를 통해 북한 주민의 지지를 끌어내고 정상국가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한 연설에서 “오늘 이 자리에 서면 무슨 말부터 할까 많이 생각해 보았지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마음속 진정은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뿐”이라며 감성적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인민 모두가 무병무탈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한 명의 악성비루스(코로나19)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과 수해 복구 등에 대규모로 동원돼 가장 큰 역할을 해 온 군 장병을 향해 수차례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미안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은 계속된 국가적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며 “면목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김정은이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다 ‘고맙습니다’라는 말밖에 찾지 못했다는 것은 자신도 정책 실패를 인정한다는 걸 보여주며, 그만큼 북한 내부가 힘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열병식을 10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었다. 통상 열병식은 오전이나 오후 밝은 시간대에 진행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자정에 열병식을 진행하는 건 처음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심야 열병식 개최는 새로운 방식의 열병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집권 후 북한은 열병식 때 항공기를 동원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원하는 등 매번 새로운 방식의 열병식을 추진해 왔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코로나19 등으로 다른 행사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자 열병식을 심야에 시작함으로써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열병식 마지막 순서로 신형 ICBM이 공개될 때 김 위원장은 단상에서 이를 내려다보고 간부들과 대화하며 활짝 웃었다.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심야 열병식은 대외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지난 7월부터 북한의 열병식 준비 동향이 수시로 국내외 언론에 나오자 새 방식이 필요했을 수 있다. 인공위성으로 사전에 준비 상황을 서방국가들이 파악하는 걸 막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 어둠을 틈타 열병식 장소로 병력이나 무기가 이동할 경우 사전 노출 가능성이 대낮에 비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미국 시간으로 9일 오전 11시에 열병식을 하고, 다음 날 오전 6시 이를 방영했다. 미국을 겨냥한 심야 열병식 개최라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하거나 핵 위협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용수·김다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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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일본, 정의연 회계부정 활용”
일본, 독일 정부·지자체와 물밑 접촉
인권 아닌 한·일 충돌 문제로 설득
“정의연 사태, 역사 외교까지 영향”
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 멈춰 서 비문을 읽고 있는 시민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조형물이지만 시 당국이 철거를 명령했다. [AP=연합뉴스]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놓고 시 당국이 철거를 명령하면서 해외 소녀상 건립 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은 2차대전의 전범국이었던 과거로 인해 여성 인권과 전쟁범죄 처벌 등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암묵적 인식이 국제사회에 깔려 있었던 만큼 이번 소녀상 철거 요구엔 일본의 필사적인 외교가 먹혔다는 관측이다. 베를린의 미테구청은 지난 7일 소녀상 설치를 주도했던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에 “14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 집행을 하고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철거 요구 공문을 보낸 상태다. 이 소녀상은 지난달 25일 베를린 미테구의 비르켄 거리와 브레머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세워져 지난달 28일 제막식이 열렸다. 독일에서 소녀상이 공공장소에 처음으로 세워진 사례였다.

해외에서의 소녀상 설치는 일본 강점기 종군위안부들의 피해를 알리면서 여성을 향한 전쟁범죄를 막자는 취지로 미국의 LA 인근 글렌데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등에 잇따라 설치됐다. 하지만 2018년 12월 28일 필리핀 라구나주 산페드로시에 설치했던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 이틀 만인 그달 30일 철거된 데 이어 이번엔 베를린 시 당국이 철거를 요구하면서 소녀상 설치가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리핀 산페드로시의 경우 주필리핀 일본대사관이 “매우 유감으로 일본 정부의 입장과도 배치된다”고 외교적 압력을 가하자 시 당국이 철거 결정을 내렸다.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 자리 잡은 소녀상은 일본의 압박으로 공공장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한인 건물주가 제공한 부지에 설치됐다.

이번에도 베를린 소녀상을 놓고 일본 정부는 전방위 외교로 나섰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이달 1일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소녀상 철거를 요청했고, 이어 주독 일본대사관도 베를린 당국에 철거 요청을 전달했다. 일본 정부는 소녀상 문제를 위안부 피해자라는 인권 문제가 아닌 한·일 간 외교적 충돌로 바꾸려 시도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베를린 시 당국 등을 향해 물밑 외교전을 벌이면서 소녀상의 제작비 등을 지원해 온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은 “불투명한 회계 처리 의혹이 부상해 국내외에서 엄격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회계부정 사건을 “적의 실책”으로 표현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정의연의 회계부정 사태가 한·일 역사 외교까지 영향을 미치며 역공을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강제징용 문제에 더해 소녀상 건립·철거 문제까지 전선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 한국뿐 아니라 일본 정부도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도쿄=윤설영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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