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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본다, 젠더] 1950년 디즈니가 신데렐라에게 분홍 아닌 파란 드레스를 입힌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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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남나 작성일20-06-25 13:2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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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페미니즘은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지만, 이론과 실천 모두 여전히 어렵습니다. ‘바로 본다, 젠더’는 페미니즘 시대를 헤쳐나갈 길잡이가 돼줄 책들을 소개합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가 '한국일보'에 4주마다 금요일에 글을 씁니다.

<5> 페기 오렌스타인 '신데렐라가 내 딸을 잡아먹었다'

1950년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 '신데렐라'를 제작할 당시 소녀와 여성을 상징하는 색은 파란색이었다. 파란색이 정결을 뜻했기 때문. 신데렐라에게 블루 톤의 드레스를 입힌 이유다. ‘핑크 걸’ ‘블루 보이’처럼 색깔과 성별을 연관짓는 건 사회가 만들어낸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나는 딱히 좋은 고모는 아니다. 올해로 열 살이 된 하나 뿐인 조카를 못 본지 어언 두 달이 넘어가고, 6월이 끝나가도록 어린이날 선물도 못 줬다.

5월 초에 선물로 ‘모찌모찌 인형’을 갖고 싶다던 조카가 최근 생각이 바뀌었다며 카톡으로 사진을 한 장 보내왔다. 사진 속에서는 비현실적으로 하얀 피부에 커다란 눈, 9등신 비율을 ‘뽐내는’ 여자인형이 하늘하늘한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구체관절인형이라고 했다.

한 번도 조카가 원하는 선물에 “안 된다”라고 말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만은 양심이 외쳤다. “이건 좀 아니지 않니?” 지금까지 조카는 대체로 조립식 블록을 원했다. 여아용 블록은 ‘분홍분홍’하긴 해도, 적어도 다양한 인종과 직업을 가진, 다양한 모습의 소녀들이 등장했다.

나는 조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 선물에 대해서는 고모랑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좀 나눈 뒤 결정할까?” 조카는 흔쾌히 “알겠다”고 답했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구체관절인형 . 여성의 외모에 대한 편견과 강박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루페어리 제공

좋은 고모는 못 되어도 필요한 질문들을 나눌 수 있는 고모는 되고 싶다는 생각에 책장에서 책을 한 권 뽑아들었다. 페기 오렌스타인의 '신데렐라가 내 딸을 잡아먹었다'였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오렌스타인은 딸을 키우면서 디즈니 공주 굿즈의 방대한 세계와 만난다. 그리고 각종 공주 이야기와 온갖 분홍색 상품들로 대변되는 ‘여성스러운 소녀’ 이미지를 강조하는 미국 대중문화를 비판적으로 보게 된다.

그에 따르면 이런 문화에서 여자 아이들은 우울증과 섭식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아이들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의 몸을 판단하는 ‘자기 객관화’로 고통을 겪게 되는데, 이는 물론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염려에 대해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반박한다. 여자 아이들은 날 때부터 분홍색에 끌리고, 꾸미기를 좋아하며, 인형과 함께 하는 ‘돌봄 놀이’를 즐긴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미국학 연구자인 조 파올레티에 따르면, 20세기 초까지도 남아는 하늘색, 여아는 분홍색이라는 색 구분은 전혀 상식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대체로 쉽게 삶을 수 있는 흰색의 옷을 입었고, 오히려 분홍색이 남아의 색으로 여겨졌다. 당시 군복의 색이자 열정을 상징하는 색이었던 빨간색의 파스텔 톤이 분홍색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정결’을 상징하는 파란색의 파스텔 톤인 하늘색이 여아들의 색으로 여겨졌다. (디즈니가 1950년에 디자인한 신데렐라가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건 이 때문이다!)

1950년대 만들어진 캐릭터 신데렐라는 왕자님을 만나는 무도회장에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나갔다. 2019년 겨울왕국 2의 엘사는 파란색 레깅스(바지)를 입고 말을 탄다. 신데렐라의 파랑이 정결의 상징이었다면, 엘사의 파랑은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진취적인 여성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치다. 이제 파랑은 소녀들의 워너비 색깔이 됐다. ⓒ월트디즈니컴퍼니

하지만 1980년대, 아동 용품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상품이 개발된다. 생애주기를 더 세밀하게 나누어서 나잇대 별로 필요한 물품이 세분화되고, 성별 역시 구분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남아용, 여아용 물품이 따로 생산 판매된다. 분홍색이 원래부터 여아에게 매력적이었던 것처럼 포장되기 시작한 건 이 때부터다. 마케팅이 ‘분홍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게 색이 성별화되자, 각각의 색에 다른 의미가 덧붙여진다. 청색 계열엔 이성, 침착함, 용기, 활동 등의 의미가, 홍색 계열엔 감성, 부드러움, 연약함, 섹시함 등의 의미가 달라붙은 것이다. 남아는 푸른 계열을, 여아는 분홍 계열을 좋아하도록 유도됨으로써, 아이들은 이를 통해서 다시 사회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내면화하게 된다. 이런 문화는 (특히 여자) 아이들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나는 조카가 분홍색을 거부하고 인형을 불태우길 원하진 않는다. 그가 자신의 선호를 탐색하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그것을 충분히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를 잘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할 뿐이다.

그렇다면 “구체관절 인형을 원한다”고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 조카와 나는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까? 아직 답을 모르겠다.

손희정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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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이효철 교수팀, 펨토초 특수광원으로 화학결합 진행 중 원자 관찰
"촉매반응·인체 내 생화학반응 메커니즘 규명·효율 향상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원자들이 결합해 분자가 만들어지는 화학결합 전체 과정에서 원자들의 실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이효철 부연구단장(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X-선자유전자레이저(펨토초 X선 펄스)를 이용, 화학결합을 형성하는 분자 내 원자들의 실시간 위치와 운동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펨토초 X선 회절법으로 관찰한 금 삼합체의 화학결합 메커니즘펨토초 X선 회절법 실험을 통해 금 원자 3개로 이루어진 금 삼합체가 2단계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레이저를 쪼인 뒤 35펨토초 만에 가까이 있던 금 원자 2개 사이에 결합이 형성되고 360펨토초 후 나머지 금 원자 1개가 결합해 금 삼합체가 완성된다. [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 결과는 화학반응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 과정의 원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다. 이 교수팀은 2005년 분자결합이 끊어지는 순간을 관찰해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하고, 2015년에는 화학결합이 끝나 분자가 탄생하는 순간을 포착해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이전 연구가 화학반응 시작과 끝의 원자들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것이라면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반응이 진행되는 동안 원자들의 움직임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반응 과정을 관찰하기 어려운 것은 원자 크기와 반응 공간이 옹스트롬(Å:1억분의 1㎝) 단위로 측정해야 할 만큼 작은 데다 반응속도는 펨토초(fs:1천조분의 1초) 단위로 측정해야 할 만큼 빠르기 때문이다.

파장이 수백나노미터(㎚:10억분의 1m)인 가시광으로는 원자를 관찰할 수 없고, 수천~수만분의 1초 정도의 시간분해능으로는 화학반응의 빠른 속도를 관찰할 수 없다.

연구팀은 화학반응의 펨토초 순간을 관측하기 위해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X-선 자유전자 레이저(펨토초 X선 펄스)를 이용했다.

펨토초 X선 펄스는 파장이 10~0.01㎚로 짧아 원자 단위 관찰에 적합하고 펄스 형태의 X선이 펨토초 단위로 방출돼 시간분해능도 우수하다.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 실험 과정의 모식도레이저 펄스에 의해 수용액상의 금 삼합체의 화학결합 생성 반응이 시작되고 특정 시간이 지난 뒤에 X선 회절 이미지를 얻고 분석해 분자의 삼차원 구조를 알아낸다. [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물속에 녹아 있는 금(Au) 원자에 레이저를 쏴 금 원자 3개가 결합하는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이 과정을 펨토초 X선 펄스로 관찰했다.

화학반응이 진행 중인 금 원자들에 펨토초 X선 펄스를 쪼이면 X선 펄스가 원자에 부딪혀 산란하고 서로 간섭해 만들어지는 물결 모양 X선 산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 영상을 분석하면 펨토초 단위로 원자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분석 결과 3개의 금 원자로 이루어진 금 삼합체(trimer)는 결합해 두 개가 동시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두 단계에 걸쳐 결합해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저를 쪼이면 35펨토초 후 가까운 거리에 있던 금 원자 2개 사이에 먼저 공유결합이 만들어지고 360펨토초 후에 3번째 금 원자가 먼저 결합한 두 금 원자에 결합해 금 원자 3개가 일직선을 이루는 삼합체가 완성된다.

연구팀은 화학결합 형성 후 원자들이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고 원자들 간 거리가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진동 운동을 하고 있음도 관측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단백질 같은 거대분자 반응뿐만 아니라 촉매분자의 반응 등 다양한 화학반응의 진행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해 나갈 계획이다.

제1 저자인 김종구 선임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연구해 반응 중인 분자의 진동과 반응 경로를 직접 추적하는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유·무기 촉매 반응과 체내 생화학적 반응 메커니즘을 밝혀내면 효율이 좋은 촉매와 단백질 반응과 관련 신약 개발 등을 위한 기초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S 이효철 교수(왼쪽.교신저자)와 김종구 선임연구원(제1저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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