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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이재용 재판기록’ 요청 / 고법, 주초에 관련 재판기록 송부 / 자료 많아 9월 이후 결론 가능성 / 특검팀 “재판장, 증거기각결정 등 / 양형가중요소 심리 의도적 외면” / 삼성, 재판부 권고에 준법위 설치 / 대법서 수용 땐 타격 불가피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박영수 특검팀이 제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 기피신청 재항고에 대해 대법원이 본격 심리에 착수했다. 이르면 오는 9월 이후 기피신청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재항고장에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파기환송심 판결문 내 이 부회장 관련 항목을 인용하면서 재판을 맡은 정준영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 사유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주 파기환송심을 담당하는 서울고등법원에 이 부회장 재판 관련 기록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고법은 22일 관련 기록을 송부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기피신청과 관련한 기록 위주로 보냈는데 대법원이 이 부회장 재판 관련 기록도 함께 보내달라고 요청하면서 기록을 다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범위한 기록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본격적으로 심리에 착수하기 위해 자료 요청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지난 4월 정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이 기각되자 대법원에 재항고를 신청했다. 대법원은 재항고 신청을 2부에 배당했다. 노정희 대법관이 주심을 맡았다.

이 부회장 재판 관련 기록이 워낙 많아 기피신청 여부 결정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이래 3년 넘게 재판을 받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소한 두 달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파기환송심 재판은 지난 2월 특검팀이 기피신청을 제출한 후 4개월 넘게 공전 중이다.

한편 특검팀이 지난 5월에 제출한 재항고 의견서에는 지난 2월 최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판결문이 인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최씨와 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인용됐다. 당초 의견서에서 특검팀은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준법감시위원회 설치를 권고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밖에 이 부회장의 혐의 사실이 다른 판결을 통해 확정됐으며 이는 양형 가중 사유에 해당함에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검팀이 인용한 최씨 파기환송심 판결문은 지난 6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최씨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최소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통령 요구에 적극 응하도록 하고 삼성그룹 고위층에게 대통령이 원하는 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적시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것이 재판부 판결 요지다.

특검팀은 의견서에서 이러한 사실들은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규정한 ‘양형가중요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양형위원회가 규정한 뇌물공여죄와 업무상횡령죄 양형기준의 ‘행위인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그러면서 “재판장은 증거기각결정 등을 통해 양형가중요소인 다수의 ‘행위인자’ 심리를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 당위성을 주장했다.

대법원이 특검팀 요청을 받아들이면 이 부회장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 측은 파기환송심 재판부 권고를 받아들여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한 상태인데 기피신청을 받아들이면 다시 원점부터 판단받아야 한다. 아울러 특검이 주장한 양형가중요소에는 ‘지배권 강화나 기업 내 지위보전의 목적이 있는 경우’가 포함됐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특검팀 주장에 아직 재판부가 양형과 관련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재항고는) 특검이 재판부에 한 것이고 우리와 공방을 벌이는 건 아니다. 우리가 기피신청에 뭐라고 답을 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측은 최근 검찰 수사 중인 삼성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에 대해 이 부회장이 지시받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 등은 검찰이 아닌 외부인에게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받겠다며 검찰 수사심의위를 신청한 상태다. 수사심의위는 오는 26일 열린다.

이도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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