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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달라져" 여당 대북규탄결의안 철회 검토
김정은 사과 평가하며 남북관계 '변곡점' 기대
전문가 "북한의 문일병 구하기…냉각기 불가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북한군의 어업지도원 총격 사망사건'에 관한 현안질의에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국회 차원에서 검토됐던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대북 규탄 결의안'이 무산될 조짐이다. 야당에 결의안 추진을 '먼저' 제안했던 더불어민주당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는데, 북한이 전날(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보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8일 예정됐던 원포인트 본회의는 불투명해졌다. 아울러 민주당은 야당이 결의안 채택 조건으로 내걸었던 긴급 현안 질의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기류다.
앞서 25일 북한은 한 장 분량의 통지문을 통해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정부와 여당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으로 두 차례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남북관계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변곡점을 맞이하길 기대하고 있다. 5선의 설훈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사과가 있기 전부터 "북쪽이 사과하고 '우리가 상황을 잘 몰랐다, 죄송하다' 이렇게 나오면 의외로 남북관계가 좋아질 소지도 생긴다"고 했다.
여권 인사들도 반색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통지문 전달 보도에 "희소식"이라고 했고,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유명을 달리한 공무원과 가족들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남북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문정인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촉구하며 "김 위원장이 직접 우리 대통령에게 구두로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했다.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2018년 9월 18일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그러나 김 위원장의 사과에도 이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분노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실망감이 커, 문 정부의 대북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사과는) 문재인 일병 구하기"라며 "남측 여론이 너무 나빠지자 깜짝 놀란 북한이 활용 가치가 남아있는 문(대통령)을 구하는 게 낫겠다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트럼프(미 대통령)을 상대하는 데 문(대통령)이 있는 게 낫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남 교수는 그러나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마음이 다시 열리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남북 간의 냉각기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도 "(김 위원장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급격하게 남북 간 훈풍이 불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도 수습 국면일 뿐"이라며 "북한은 '선 도발 후 대화'라는 큰 기조 아래에서 핵미사일 개발을 완료하고 미 대선 이후 대화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데일리안 이유림 기자 ([email protected])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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