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총리·법무장관의 판사 비판… 3권 분립 흔드는 행정부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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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선
작성일20-08-2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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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 소재를 두고 보수단체의 8·15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판사를 공개 비판했다. 정 총리는 그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잘못된 집회 허가를 했다. 신고 내용과 다르게 집회가 진행될 거라는 판단은 웬만한 사람이면 할 수 있는데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추 장관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비상 상황에선 사법당국이 책상에만 앉아서 그럴 게 아니라 국민과 협조할 때는 협조해야 한다. 사태를 안이하게 판단한 것이다”라고 했다.
이미 여권 내에선 해당 판사와 법원을 비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이른바 ‘광화문 집회 책임론’이 한발 더 나아가 집회를 허가해준 판사 책임론으로 번진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판사를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올라왔고,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해당 판사의 실명과 얼굴 사진을 올려놓는 신상 털기까지 벌어지고 있다.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경우 사법부도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행정부를 대표하는 국무총리와 법무행정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대놓고 개별 판사와 법원을 비난한 것은 3권 분립의 원칙을 훼손하는 행동이다.
우리 헌법은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가 견제와 균형을 통해 민주주의 가치들을 실현하도록 한 3권 분립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국회의장을 지낸 정 총리와 판사 출신인 추 장관이 일부 여론에 편승하듯 사법부를 공개 비판한 것은 코로나 재확산 사태의 책임을 광화문 집회로 집중시키려는 현 정부의 습관적인 남 탓 찾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서슴없이 판사 탓, 법원 탓을 하는 사고와 발상은 행정부 우월주의라는 독선에 빠질 위험이 크다. 4·15총선 압승 이후 여권의 일방 독주 국정 운영이 비판을 받는 마당에 총리와 법무부 장관이 법원을 압박하는 투의 언행을 해서는 곤란하다. 법원마저 행정부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게 된다면 코로나 방역 실패보다 더 큰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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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 소재를 두고 보수단체의 8·15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판사를 공개 비판했다. 정 총리는 그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잘못된 집회 허가를 했다. 신고 내용과 다르게 집회가 진행될 거라는 판단은 웬만한 사람이면 할 수 있는데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추 장관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비상 상황에선 사법당국이 책상에만 앉아서 그럴 게 아니라 국민과 협조할 때는 협조해야 한다. 사태를 안이하게 판단한 것이다”라고 했다.
이미 여권 내에선 해당 판사와 법원을 비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이른바 ‘광화문 집회 책임론’이 한발 더 나아가 집회를 허가해준 판사 책임론으로 번진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판사를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올라왔고,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해당 판사의 실명과 얼굴 사진을 올려놓는 신상 털기까지 벌어지고 있다.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경우 사법부도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행정부를 대표하는 국무총리와 법무행정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대놓고 개별 판사와 법원을 비난한 것은 3권 분립의 원칙을 훼손하는 행동이다.
우리 헌법은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가 견제와 균형을 통해 민주주의 가치들을 실현하도록 한 3권 분립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국회의장을 지낸 정 총리와 판사 출신인 추 장관이 일부 여론에 편승하듯 사법부를 공개 비판한 것은 코로나 재확산 사태의 책임을 광화문 집회로 집중시키려는 현 정부의 습관적인 남 탓 찾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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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자성의 목소리 SNS 타고 퍼져
전남 여수 예수품교회가 교회 입구에 붙인 포스터와 비대면예배 안내문. 예수품교회 제공
‘#교회가미안합니다’ ‘#교회가_진심으로_미안합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기독교인의 자성이 담긴 문구들이다. 기독교인들은 일부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현 상황에 책임을 느끼고 비대면 예배를 약속하며 사회 구성원에게 사과를 표했다.
26일 인스타그램의 ‘#교회가미안합니다’ 해시태그에는 40여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기독교인들은 해시태그와 함께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주는 응답하시는 분이니 응답하실 때까지 기다릴 거야’ 등의 문구가 적힌 사진을 공유했다.
정윤선 윤선디자인 대표가 쓴 캘리그래피. 정윤선 대표 제공
이 챌린지는 지난 19일 정윤선 윤선디자인 대표가 사과 문구가 담긴 캘리그래피와 배너·포스터 이미지를 무료로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많은 기독교인이 공감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우리 교회는 잘못한 게 없다’며 회사로 항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선을 긋기보다는 함께 책임을 동감하며 자성의 모습을 보일 때 교회의 진심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회는 다르다’고 하면 당장은 비판을 피해갈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교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가장 낮은 곳으로 가서 본을 보이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가장 낮은 곳에서 회개하고 미안하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이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교회가미안합니다’에 정윤선 윤선디자인 대표가 쓴 캘리그래피 등 자성의 문구를 담은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SNS 캡처
정 대표의 진심에 성도들은 SNS 게시글로, 교회들은 사과 문구를 담은 이미지를 인쇄하거나 현수막으로 제작해 교회 앞에 붙이면서 움직임에 동참했다. 전남 여수 예수품교회(홍상선 목사)는 지난 19일 교회의 모든 공예배를 가정예배로 전환하면서 윤선디자인이 제작한 포스터와 함께 비대면 예배 안내문을 교회 입구에 붙였다. 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챌린지에도 참여했다.
홍상선 목사는 “하루에도 아파트 주민이 수십 명씩 오가는 상가교회로서 주민들에게 지금 상황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고 더 건강한 교회가 되겠다고 약속하고 싶었다”며 “상가 내 다른 상인들이 와서 ‘감동했다’ ‘고맙다’고 표현해주는 걸 보며 사과의 힘을 느꼈다”고 전했다.
챌린지는 계속된다. 성도들은 이 챌린지를 통해 “지금부터라도 더 깨어서 기도하는 기독교인이 되겠다”며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등 이웃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해 보일 것을 다짐했다. 정 대표는 “뿔뿔이 흩어져 비대면 예배를 드리지만, 교회를 살리고 올바른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기독교인들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양한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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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자성의 목소리 SNS 타고 퍼져
전남 여수 예수품교회가 교회 입구에 붙인 포스터와 비대면예배 안내문. 예수품교회 제공‘#교회가미안합니다’ ‘#교회가_진심으로_미안합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기독교인의 자성이 담긴 문구들이다. 기독교인들은 일부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현 상황에 책임을 느끼고 비대면 예배를 약속하며 사회 구성원에게 사과를 표했다.
26일 인스타그램의 ‘#교회가미안합니다’ 해시태그에는 40여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기독교인들은 해시태그와 함께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주는 응답하시는 분이니 응답하실 때까지 기다릴 거야’ 등의 문구가 적힌 사진을 공유했다.
정윤선 윤선디자인 대표가 쓴 캘리그래피. 정윤선 대표 제공이 챌린지는 지난 19일 정윤선 윤선디자인 대표가 사과 문구가 담긴 캘리그래피와 배너·포스터 이미지를 무료로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많은 기독교인이 공감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우리 교회는 잘못한 게 없다’며 회사로 항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선을 긋기보다는 함께 책임을 동감하며 자성의 모습을 보일 때 교회의 진심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회는 다르다’고 하면 당장은 비판을 피해갈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교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가장 낮은 곳으로 가서 본을 보이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가장 낮은 곳에서 회개하고 미안하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이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교회가미안합니다’에 정윤선 윤선디자인 대표가 쓴 캘리그래피 등 자성의 문구를 담은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SNS 캡처정 대표의 진심에 성도들은 SNS 게시글로, 교회들은 사과 문구를 담은 이미지를 인쇄하거나 현수막으로 제작해 교회 앞에 붙이면서 움직임에 동참했다. 전남 여수 예수품교회(홍상선 목사)는 지난 19일 교회의 모든 공예배를 가정예배로 전환하면서 윤선디자인이 제작한 포스터와 함께 비대면 예배 안내문을 교회 입구에 붙였다. 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챌린지에도 참여했다.
홍상선 목사는 “하루에도 아파트 주민이 수십 명씩 오가는 상가교회로서 주민들에게 지금 상황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고 더 건강한 교회가 되겠다고 약속하고 싶었다”며 “상가 내 다른 상인들이 와서 ‘감동했다’ ‘고맙다’고 표현해주는 걸 보며 사과의 힘을 느꼈다”고 전했다.
챌린지는 계속된다. 성도들은 이 챌린지를 통해 “지금부터라도 더 깨어서 기도하는 기독교인이 되겠다”며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등 이웃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해 보일 것을 다짐했다. 정 대표는 “뿔뿔이 흩어져 비대면 예배를 드리지만, 교회를 살리고 올바른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기독교인들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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