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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실직해도 생계비 지원…상병수당·전국민고용보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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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현상 작성일20-07-21 06:1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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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안전망 강화'
2025년 전국민 고용보험시대 연다
일하다 아프면 정부가 생계비 지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정부가 병으로 인해 수입이 끊기거나 줄어든 국민들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는 ‘상병수당’을 도입한다. 2022년 저소득층에 대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고용 충격을 완화하는 1차 고용안전망인 고용보험의 가입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작업도 병행해 추진한다. 정부는 일하는 국민 2100만명을 2025년까지 모두 고용보험에 가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전국민 고용보험에 2025년까지 3조2000억원 투입

20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안전망 강화 계획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세부추진전략 중 하나다.

이 장관은 “최근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 등 새로운 고용형태에 대한 보호가 시급한 과제가 됐다”며 “예술인·특고부터 시작해 2025년에는 모든 일하는 국민이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발생시 고용 충격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짜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여파가 노동시장 내 임시·일용직, 특고·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등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와서다.

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제도는 실업자의 1차 고용안전망 역할을 수행해왔다. 적용대상은 1997년 426만명에서 지난해말 기준 1386만명까지 늘어났다. 정부는 이를 2025년까지 2100만명으로 확대해,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장을 잃을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보험 가입은 예술인, 특고부터 시작해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자영업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올해 연말까지 만들기로 했다.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 말부터 가입을 추진한다. 특고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법 개정을 올해 안으로 완료할 방침이다. 특고는 사용자를 특정할 수 있는 직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현재 가입자에 더해 특고 260만명, 임금근로자 중 고용보험 미가입자 100만명을 더해 2022년까지 1700만명, 2025년까지 2100만명 적용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2023년부터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등의 고용보험 가입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정부는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제도 등을 활용해 저소득 예술인과 특고의 고용보험 가입 초기에 고용보험료를 최대 80%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5년간 전국민 고용보험 등 고용안전망 구축에 3조2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보험 가입자의 실업급여, 정부의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 금액 등을 합한 수치다. 이에 대한 재원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일하는 근로자·사용자가 낸 보험료와 정부의 재정지원이다.

예술인과 특고에 더해 자영업자까지 고용보험 가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경우 정부의 재정 지원은 이보다 더 필요할 수 있다. 고용보험료 부담이 커지면,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어서다. 반면 정부의 재정지원 비중이 커지면 형평성 논란과 동시에 재 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마련할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고용보험 단계적 가입 추진 계획을 비롯해 구체적인 보험료율, 정부 재정 소요 등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계 걱정 없이 아프면 쉴 수 있도록 ‘상병수당’ 도입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요구해왔던 ‘상병수당’ 도입도 현실화한다. 이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잠정 합의한 내용이다. 당시 노사정은 노동자가 질병에 걸렸을 때 소득 손실로 생계 불안을 겪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기로 합의문 초안에 담았다.

정부는 내년 한국형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한 후에 2022년에는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상병수당 지급방식이나 지원조건, 관련제도 연계 등 구체적인 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상병수당을 포함해 기초생활보장, 긴급복지, 기초·장애인 연금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2025년까지 11조8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 상병수당 재원에 대해 밝히진 않았으나 건강보험에서 상병수당을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

양성일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상병수당은 다양한 모델이 만들어질 수가 있다”며 “상병수당을 어떻게 지급방식을 하느냐, 지원조건을 어떻게 하느냐 등에 따라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에 최종적으로 설계가 완성이 돼야 어떤 재원을 쓸 것인지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국민취업지원제도’도 고용안전망 대책 중 하나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 프로그램 지원 등에 2025년까지 사업비 7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취업취약계층에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과 생계지원을 위한 구직촉진수당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해 특고, 미취업 청년, 경력 단절 여성 등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구직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 동안 수당을 지급한다. 도입 첫해인 내년에 40만명, 이후부터는 50만명 이상 지원할 방침이다.



김소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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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임종헌 56차 공판…재판 개입과 법리 검토 사이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심경 전 사법지원총괄심의관과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92학번, 사법연수원 28기 동기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말을 놓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두 사람의 친분을 안 '윗분'의 지시로 심 전 심의관이 방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면서 두 사람은 '사법농단' 사태에 휘말리게 됐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56차 공판기일에는 심 전 심의관과 방 부장판사가 나란히 증인석에 앉았다.

2015년 전주지방법원 행정2부는 헌법재판소(헌재) 정당해산 결정으로 의원직이 상실된 이현숙 전 통합진보당(통진당) 전북도의회 의원이 낸 퇴직 처분 취소 소송을 심리 중이었다. 헌재는 국회의원 직위 상실을 결정했을 뿐 지방의원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았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방의원들까지 의원직에서 물러나게 한 건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공소장에 따르면 '양승태 대법원'은 당초 헌재의 정당해산 결정을 월권으로 봤다. 전국 각지 통진당 의원들이 "의원 지위를 돌려 달라"며 제기한 소송을 기회 삼아 법원만이 의원직 상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권한을 공고히 하려 했다. 이같은 대법원 내부 분위기와 달리 2015년 11월12일 서울행정법원이 "헌재 결정을 법원이 다시 판단할 수 없다"며 소송을 각하하자 상황은 더 급박해졌다. 해당 판결을 한 반정우 당시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 재판장의 법정 증언을 빌리자면, 대법원의 '윗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심 전 심의관이 이규진 당시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 위원(양형실장)에게 지시를 받은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이 전 실장은 "윗분들이 이 사건에 관심이 많다. 지방의원직 상실 여부에 관한 판단 권한은 법원에 있음을 전제로 본안을 판단해야 한다는 법원 입장을 재판장에게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또 "(재판장이) 어떤 입장인지 알아볼 수 있으면 알아봐라"는 말도 덧붙였다. 심 전 심의관은 사법지원실 심의관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긴 했지만, 통진당 관련 소송 업무를 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이 지시가 그에게 떨어진 건 재판장인 방창현 부장판사와 대학 동기로 친한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법원행정처 심의관이라는 직함을 달고 재판장과 사건 얘기를 나누는 건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심 전 심의관은 꺼림칙한 마음을 뒤로 하고 결국 방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소각하 판결이 났는데, 전주 사건은 피고가 다르니 본안 판단을 하는게 맞다는 법원행정처 내부 의견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방 부장판사의 대답은 "법리적 어려움이 있다. 검토 중"이라는 정도였다고 이날 법정에서 기억했다.

심 전 심의관은 검찰 조사에서 내키지 않는 지시를 따랐던 이유로 "이규진 실장이 혼자 이런 지시를 내릴리 없고 '윗분'들의 지시였을 텐데, 시키는 대로 안 한다는 소문나서 평판이 나빠지고 선발성 인사에 영향을 줄까 걱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도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인정했다. '윗분'들은 당시 법원행정처 처장과 차장 쯤으로 '추측'했다고도 했다.

방창현 부장판사가 이끄는 전주지법 행정2부는 2015년 11월 25일 지방의원직을 유지하는 원고 청구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법원행정처 내부 의견에 따라 본안을 판단한 것이다. 정당을 해산시킨 헌재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판결이기도 했다. 같은 날 심 전 심의관은 다시 전화를 집어 들었다.

"내가 지난번에 실무적 차원에서 안부인사 겸 방 부장에게 전화했는데 일부 언론에서 혹시나 행정처에서 재판 관여 논란을 삼을 수 있을 것 같아서ㅠㅠ 물론 순전히 기우 같지만 방 부장님께서 잘 대처해주시면 고맙겠네" (2015년 11월 25일 심 전 심의관이 방 부장판사에게 보낸 문자 중)

"잘 알겠소. 또 연락합시다~" (위 문자에 대한 방 부장판사의 답장)

심 전 심의관의 염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하루도 채 가지 않아 법원행정처와 전주지법은 발칵 뒤집혔다.

판결 뒤 전주지법 공보관은 기자들에게 판결문 초고와 함께 법원 내부 보고서를 이메일로 보냈다.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인 만큼 기사 작성에 참고하라는 취지였지만, 함께 보낸 '통진당 지방의원 행정소송 결과 보고(전주지법 11. 25. 선고)'라는 보고서에는 다소 노골적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서에는 "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국회의원, 지방의원 직위 상실 여부에 관한 판단 권한이 법원에 있다고 선언한 부분은 삼권분립 원칙의 진정한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헌재의 월권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적절하다", "법원행정처 공보관실-전주지법 간 공보 스탠스 공유 완료", "법관 대상 헌법 교육 시교육시 활용 여부 검토 예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헌재를 상대로 대법원이 우위를 점하려는 의지와 일선 재판 개입 정황이 묻어난 문구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은 이른바 '전주지법 공보사태'라고 불린다. 헌재에 파견 나간 최희준 부장판사도 바빠졌다. 최 부장판사에게 판결에 관한 질문을 받은 방 부장판사는 "(인용 결정은) 당연한 거다"라고 응수한 뒤 곧바로 심 전 심의관에게 전화해 "헌재에서 전화 왔던데 너 괜찮아?"라고 물었다. 심 전 심의관은 "뭐 별일 있겠어"라고 답했다. 이날 심 전 심의관은 이런 전화를 한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남용희 기자

이날 재판에는 심 전 심의관에 방 부장판사도 증인석에 앉았다. 방 부장판사는 심 전 심의관의 전화를 받은 뒤 선고기일을 미루고 판결문을 임의로 수정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대부분의 질문에 "제 공소사실과 관련이 있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임 전 차장 측 변호인단은 "헌재 결정으로 국회의원이 아닌 지방의원도 의원직 상실 대상에 포함되는지 등 법리적 쟁점이 있었기 때문에, 친한 사이의 두 사람이 편하게 논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평판을 걱정했다는 심 전 심의관의 증언에 대해서도 "상급자 지시를 거부했다고 선발성 인사에 탈락한 실제 사례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심 전 심의관은 "본 적 없다"고 답했다.

이날 증인이 언급한 '윗분'들에 이 사건 피고인인 임 전 차장은 포함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 전 실장은 법원행정처에서 사실상 독립된 업무를 했고 임 전 차장이 이런 업무 지시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변론했다. 당시 법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상고법원 도입과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던 정황도 근거로 들었다. 업무 지시는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일이 심의관을 불러 지시했던 임 전 차장의 '업무 스타일'도 변호인의 근거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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