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소재 영화는 청소년에 유해하다고?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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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선지
작성일20-09-1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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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동성애 다룬 영화 <친구사이?> 둘러싼 법적 다툼
최근에는 동성애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흔히 볼 수 있지만, 10년 전만 해도 대중적인 콘텐츠로 소비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인식, 거부감 등이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상황에서 동성애를 다룬 영화는 제작부터 개봉, 상영까지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과정 하나하나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동성애 소재 영화 ‘친구사이?’ 청소년 관람불가 결정 위법”>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2009년 12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영화 <친구사이?>에 대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분류 처분을 내리자, 영화를 만든 청년필름이 영등위를 상대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2010년 9월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영화 <친구사이?>는 남성 동성애자가 군복무 중인 애인을 면회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면회신청서 관계란에 ‘애인’ 대신 ‘친구’라고 적는 모습, 어머니에게 들킬까봐 사랑 표현도 숨겨야 하는 점 등 20대 초반 남성 동성애자의 현실적 고민을 그렸습니다.
청년필름은 당초 이 영화를 ‘15세 관람가’로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영등위는 ‘청소년 관람불가’로 결정했습니다. “신체 노출과 성적 접촉 등의 묘사가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어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청년필름 측은 영등위 결정이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의 알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고, 동성애에 대한 차별적 관점과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 <친구사이?> 포스터.
1심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광범 수석부장판사)는 표현방법과 의미 등 모든 면에서 청소년이 봐도 괜찮은 영화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영화에 동성애를 직접 미화·조장하거나 성행위 장면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없다”며 “제작사는 20대 초반 남성 동성애자들이 겪는 현실 문제를 공유하고자 하는 감독의 제작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했습니다. 영등위가 문제라고 지적한 장면들까지 재판부가 확인한 끝에 내린 판결입니다.
노출 장면에 관해서는 재판부는 “성행위를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묘사하지 않았고, 키스와 애무 장면 등은 주제와 전개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은 다른 영화와 비교해도 더 지나치고 노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나아가 “영화를 관람하는 청소년에게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성적 자기정체성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교육적 효과도 제공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했습니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15세 관람가로 개봉했고,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지상파에서 방영되고 있다는 점도 재판부는 감안했습니다.
특히 판결 중 눈에 띄는 대목은 이 부분입니다.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해 그에 관한 정보의 생산과 유포를 규제하는 경우 성적 소수자들의 인격권·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알 권리, 표현의 자유, 평등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친구사이?>를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은 당시 1심 판결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영등위가 동성애 영화의 등급 판정을 좀 더 신중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영등위는 1심 판결에 불복했지만, 2심 법원과 대법원까지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결정은 위법하다’는 데 결론이 일치했습니다.
이혜리 기자 [email protected]
▶ 장도리
[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동성애 다룬 영화 <친구사이?> 둘러싼 법적 다툼
최근에는 동성애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흔히 볼 수 있지만, 10년 전만 해도 대중적인 콘텐츠로 소비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인식, 거부감 등이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상황에서 동성애를 다룬 영화는 제작부터 개봉, 상영까지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과정 하나하나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동성애 소재 영화 ‘친구사이?’ 청소년 관람불가 결정 위법”>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2009년 12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영화 <친구사이?>에 대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분류 처분을 내리자, 영화를 만든 청년필름이 영등위를 상대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2010년 9월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영화 <친구사이?>는 남성 동성애자가 군복무 중인 애인을 면회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면회신청서 관계란에 ‘애인’ 대신 ‘친구’라고 적는 모습, 어머니에게 들킬까봐 사랑 표현도 숨겨야 하는 점 등 20대 초반 남성 동성애자의 현실적 고민을 그렸습니다.
청년필름은 당초 이 영화를 ‘15세 관람가’로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영등위는 ‘청소년 관람불가’로 결정했습니다. “신체 노출과 성적 접촉 등의 묘사가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어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청년필름 측은 영등위 결정이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의 알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고, 동성애에 대한 차별적 관점과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 <친구사이?> 포스터.1심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광범 수석부장판사)는 표현방법과 의미 등 모든 면에서 청소년이 봐도 괜찮은 영화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영화에 동성애를 직접 미화·조장하거나 성행위 장면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없다”며 “제작사는 20대 초반 남성 동성애자들이 겪는 현실 문제를 공유하고자 하는 감독의 제작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했습니다. 영등위가 문제라고 지적한 장면들까지 재판부가 확인한 끝에 내린 판결입니다.
노출 장면에 관해서는 재판부는 “성행위를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묘사하지 않았고, 키스와 애무 장면 등은 주제와 전개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은 다른 영화와 비교해도 더 지나치고 노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나아가 “영화를 관람하는 청소년에게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성적 자기정체성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교육적 효과도 제공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했습니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15세 관람가로 개봉했고,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지상파에서 방영되고 있다는 점도 재판부는 감안했습니다.
특히 판결 중 눈에 띄는 대목은 이 부분입니다.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해 그에 관한 정보의 생산과 유포를 규제하는 경우 성적 소수자들의 인격권·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알 권리, 표현의 자유, 평등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친구사이?>를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은 당시 1심 판결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영등위가 동성애 영화의 등급 판정을 좀 더 신중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영등위는 1심 판결에 불복했지만, 2심 법원과 대법원까지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결정은 위법하다’는 데 결론이 일치했습니다.
이혜리 기자 [email protected]
▶ 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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