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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총장 모르는 상장 없다'는 최성해에 조교 "이상한 소리를…"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동양대 원어민 교수가 2012년 여름방학 때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딸 조민 씨와 함께 일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봉사 활동을 하지 않았으면서 총장 명의 표창장을 발급 받았다는 검찰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정 교수가 사실상 총장 권한 전결을 받았다는 증언도 거듭 나와, 총장 직인을 사용할 권한을 위임 받았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는 2012~2014년 동양대에서 원어민 교수로 근무한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A가 증인으로 나왔다. A의 증인신문에는 통역사가 동원됐다.
A는 통역사의 지원을 받아 "2012년 여름방학 당시 정 교수가 '사무실에서 딸이 수료증 프린트 업무를 하고 있으니 가서 좀 도와줘라'고 해서 사무실에 갔더니, 한 여성이 일을 하고 있어 정 교수의 딸임을 추측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정 교수가 원장으로 있던 어학교육원은 어린이 영어캠프를 진행하고 있었고 A 역시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다. A는 검찰 반대신문에서도 해당 여성이 자신을 "조민"이라 소개했다고 분명히 했다.
검찰: 2012년 여름 진행된 어린이 캠프가 끝나갈 무렵, 한 여학생이 작업을 하고 있어서 정 교수의 딸임을 추측했다는 취지입니까?
A: (이하 통역) 저는 추측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피고인(정 교수)이 "사무실에 가면 내 딸이 있다. 가서 도와줘라"고 했기 때문에 저 사람이 딸이란 걸 알았습니다.
검찰: (정 교수의) 딸로 추정되는 여대생을 봤을 때, 증인은 "당신이 정 교수 딸이냐"고 통성명한 적 있습니까?
A: 처음에는 제가 누구인지 소개했습니다.
검찰: 그래서 그 여대생이 "내가 조민"이라고 소개했습니까?
A: 네, 물론입니다.
검찰: 당시 어린이 캠프의 자원봉사자는 여대생 2명, 조교 2명 총 4명의 여성이 도와줬는데 증인이 본 사람은 그 4명 중 다른 한 명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A: 그 4명 누구에 대해서도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 교수) 딸에 대해선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8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는 딸 조씨가 2012년 여름방학 어린이 영어캠프에서 봉사활동을 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경북 영주 동양대 전경. /더팩트DB
조씨가 실제로 봉사활동을 한 적 없음에도 정 교수는 총장 명의 표창장을 허위로 발급하고, 이 표창장을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하게 했다는 공소사실과 상반되는 증언이다.
이날 재판에선 정 교수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발급할 권한이 있었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도 나왔다. A는 "시범 강의 형식으로 진행된 면접부터 연봉 협상을 한 것도, 계약서를 보여준 것도 정 교수였다"며 "대학 교수 채용에 한 사람이 전권을 행사하는 건 특수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가 교내 행정 업무에서 사실상 모든 권한을 가졌다고 증언한 이는 A 뿐만이 아니었다.
정 교수와 같은 교양학부 소속의 강모 교수 역시 이날 법정에서 "정 교수가 (최성해 당시) 총장님과 친분이 가까워 제 상관처럼 느껴졌다. 총장님의 신임이 두터워 유례 없이 전권을 위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강 교수는 2012년 여름방학 당시 동양대에서 조씨를 본 적 있으며, 정 교수에게 "딸이 일을 도와주러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기억했다. 어머니의 일을 돕는 조 씨에게 급여라도 줘야 할지 고민하던 중 한 동료 교수가 "표창장을 주자"고 제안해 표창장을 발급해 줬다는 것이다.
다만 강 교수는 표창장을 제안한 교수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정 교수가 전결을 받았다는 증언을 하면서도, 단과대학에서 총장 직인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냐는 검찰의 추궁에는 "총장 직인은 총무과에 있다"며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8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는 검찰이 정 교수의 딸 조민 씨의 표창장을 '허위 표창장'으로 보고 있는 근거 중 하나인 일련번호에 대해, "정해진 양식이 아니라 조교들이 임의로 부여한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당시 무소속 의원이 조 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은 자신의 최종 결재없이 총장 명의 표창장이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씨에게 표창장을 준 적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 근거 중 하나는 조씨의 표창장 일련변호가 동양대에서 부여하는 번호 형식과 다르다는 이유다.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선 동양대 조교 이모 씨의 증언은 조금 달랐다. 동양대만의 고유한 양식을 따르지 않고 어학교육원 자체에서 일련번호가 매겨졌다는 것이다. 조교들이 상장을 제작하면서 임의로 번호를 부여했고 이와 관련해 학교로부터 문책이나 주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한창 작년에 동양대 일로 시끄러웠을 때, 총장님이 갑자기 자기가 모르는 상장은 거짓이라며 일련번호 얘기를 계속 하시길래, 이상한 소리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조교에게도 혹시 근무할 때 (정해진 일련번호로) 만들었는지 물어보니 어학교육원 자체적으로 딴 번호로 나갔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 전 총장의 직인에 대해서도 이 씨는 "총무복지팀 조교가 갖고 있었다. 상장을 100장, 200장 가져가면 총무팀 조교가 직인을 주는데 그 직인으로 조교들이 표창장 날인했다"며 "제가 직인을 찍을 때 총무팀 조교가 감시하는 일도 없었다"고 했다.
총무복지팀 조교에게 직인을 빌릴 때는 '결재 문서'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 씨는 "상장 제작 시점까지 수상자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공문에 수상자 명단을 넣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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