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재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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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펴양
작성일22-10-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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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재곤이
땅 위에 살 자격이 있다는 뜻으로 ‘재곤(在坤)’이라는 이름을 가진 앉은뱅이 사내가 있었습니다.
성한 두 손으로 멍석도 절고 광주리도 절었지마는, 그것만으론 제 입 하나도 먹이지를 못해, 질마재 마을 사람들은 할 수 없이 그에게 마을을 앉아 돌며 밥을 빌어먹고 살 권리 하나를 특별히 주었습니다.
“재곤이가 만일에 제 목숨대로 다 살지를 못하게 된다면 우리 마을 인정은 바닥난 것이니, 하늘의 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생각은 두루 이러하여서, 그의 세 끼니의 밥과 추위를 견딜 옷과 불을 늘 뒤대어 돌보아 주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갑술년이라던가 을해년의 새 무궁화 피기 시작하는 어느 아침 끼니부터는 재곤이의 모양은 땅에서도 하늘에서도 일절 보이지 않게 되고, 한 마리 거북이가 기어다니듯 하던 살았을 때의 그 무겁디무거운 모습만이 산 채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마다 남았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하늘이 줄 천벌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가 거듭 바뀌어도 천벌은 이 마을에 내리지 않고, 농사도 딴 마을만큼은 제대로 되어, 신선도(神仙道)에도 약간 알음이 있다는 좋은 흰 수염의 조선달 영감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재곤이는 생긴 게 꼭 거북이같이 안 생겼던가. 거북이도 학이나 마찬가지로 목숨이 천 년은 된다고 하네. 그러니, 그 긴 목숨을 여기서 다 견디기는 너무나 답답하여서 날개 돋아나 하늘로 신선살이를 하러 간 거여…...”
그래 “재곤이는 우리들이 미안해서 모가지에 연자 맷돌을 단단히 매어 달고 아마 어디 깊은 바다에 잠겨 나오지 않는 거라.”
마을 사람들도 “하여간 죽은 모양을 우리한테 보인 일이 없으니 조선달 영감님 말씀이 마음적으로야 불가불 옳기사 옳다”고 하게는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도 두루 그들의 마음속에 살아서만 있는 그 재곤이의 거북이 모양 양쪽 겨드랑에 두 개씩의 날개들을 안 달아 줄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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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미당 서정주의 시인데
서정주씨는 이런저런 이유로 비판받는 면도 있지만
좋은 작품을 여러개 쓴 것도 사실.
잘한 것은 잘한 것으로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으로
있는 그대로 잘잘못을 평가하는 것이 옳을 것임.
위글은 우리나라 옛날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글인데
재곤이라는 사람이 장애로 인하여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어렵자
마을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야지' 하는 의미로 도움을 주었고
그런데 갑자기 그 사람이 사라지자
자신들이 소홀해서 그 사람이 죽은 것인가 하며 천벌을 걱정하는 내용.
어느 나라나 사람 사는 곳은 짐승들과는 다른 뭔가가 있겠지만
예로부터 한국은 꼭이 어느 종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 강했음.
게을러서 일 안하는 것도 아니고 장애 때문에 스스로 살아가기 부족한 사람은 도와줘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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