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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했다. 그는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1974년 대한항공에 처음 발을 디딘 이래 45년 동안 항공·운송산업에서 외길을 걸으며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 놓았다. 한국이 세계 6위 무역대국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그가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세상을 떠난 것은 국내 항공산업 앞날을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이 1969년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출범한 대한항공에서 조양호 회장은 1992년 사장, 1999년 회장을 맡으며 숱한 도전과 위기를 뛰어넘어야 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에는 보유하고 있던 항공기를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고 9·11 테러 등으로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했을 때에는 차세대 항공기를 적극 매입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세계 항공업계가 무한경쟁으로 치닫던 2000년 중반에는 국제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해 대한항공을 세계 선도 항공사로 발돋움시키기도 했다. 그가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쌓아온 폭넓은 인맥과 전문지식은 '항공업계 유엔회의'라고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를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 유치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대한탁구협회 회장뿐 아니라 2009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회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항공·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오래도록 공헌해온 조 회장이지만 최근 들어 일가족의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고 검찰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경영권을 박탈당한 일은 커다란 오점으로 남았다.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한진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거론되며 한진칼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 공백이라는 충격 속에서도 하루빨리 투명한 경영체제를 구축해 주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조 회장이 의장으로 주관할 예정이던 IATA 서울 총회도 당장 6월 1일로 다가왔다. 글로벌 항공산업의 선도국가로서 한국 위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행사 준비와 진행에도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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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장관으로 공식 임명했다. 지난 2일 국회에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7일까지 송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자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청와대는 두 후보자에게 결정적 하자가 없는 데다 10일 한미정상회담 출국을 앞두고 인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관 임명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정부 출범 2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10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대통령의 불통과 오만, 독선의 결정판"이라며 강력 반발해 정국 급랭이 예상된다.
장관 임명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를 무시하고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김 후보자는 편향된 대북관과 인성 문제를 드러냈는데도 '묻지 마 임명'을 한 것은 4월 국회에서 야당과 협치를 포기한 것으로 비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지금 국회에는 처리해야 할 민생경제 현안들이 수두룩하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비롯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데이터경제활성화 3법 등이 몇 달째 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이 야당과의 협력보다 "몽니를 부리는 것은 야당"이라며 맞대결에 나선 것은 신중하지 못한 행태다. 지난 3일 재보선 결과는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의 경고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임명 강행은 국민 눈에 오기 정치로 비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최정호·조동호 두 장관 후보자 낙마 직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사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어제도 장관들에게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행정능력과 정책능력을 잘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고만 했다. 야당과 협치가 이뤄지려면 대통령이 인사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야당에 이해를 구하는 게 맞는다. 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임명을 강행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참에 인사청문회법을 손질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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