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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륙은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겠지만,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장맛비가 조금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남해에 머물며 오늘 내륙은 대체로 맑고 덥겠지만,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20~60mm의 장맛비가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늘 오후부터 밤사이 강원 영서 남부와 경북 북부에는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오늘 낮 기온은 춘천 33도, 서울과 대구 31도 등 어제와 비슷하거나 높아 무덥겠습니다.
장마전선은 내일 밤부터 내륙으로 북상해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전국적으로 강한 장맛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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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 본 후 한 팔로도 가능하다 생각… 서화가 여태명 교수 만나 무작정 서예 가르쳐 달라고 매달려
여태명 교수가 당시 남북정상회담 기념비에 썼던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글씨의 탁본을 배경으로 서 있다. 국민일보DB아들에게 몇 장의 그림을 그려주고 나자 처음으로 ‘나도 무언가 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내친김에 미술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았다. 하지만 찾아간 화실마다 양팔 없이는 힘들겠다며 번번이 고개를 저었다. 의수로는 물감조차 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붓으로 그려진 사군자를 봤다. 물감 짤 필요 없이 붓에 먹을 묻힌다면 팔 하나로도 가능하겠다 싶었다.
그때 처제가 서화가였던 효봉 여태명 원광대 교수 밑에서 서예를 배웠다며 그를 소개해줬다. 여 교수는 평생 연구해 온 한글 ‘민체’를 만든 독보적 예술가다. 민체는 조선 후기 민중의 삶을 자유롭게 표현한 서체다. 여 교수는 2018년 4월 27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기념비에 민체로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글씨를 새긴 분이다.
처제의 소개로 그와 만날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그린 그림이 담긴 노트를 들고 그를 찾았다. 무작정 사군자를 가르쳐 달라고 매달렸다. 여 교수는 내가 그린 그림을 보더니 ‘잘 그리셨다’며 칭찬했다. 하지만, 사군자를 가르쳐 달란 말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거절했다. 포기할 수 없었다. 여 교수에게 내가 스스로 그림을 포기할 때까지만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여 교수는 내가 금방 포기할 줄 알았는지, 결국 날 받아주기로 했다. 그 길로 난 아들, 아내와 함께 서예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보통 나처럼 팔이 없는 장애인이 그림을 그리려면 입 또는 발을 사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구족화가라 부르는데 한국에도 많다. 하지만 난 그들과 차별화를 하고 싶었다. 의수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싶은 오기도 생겼다. 의수에 붓을 끼워봤다. 철로 된 의수와 딱딱한 나무로 된 붓이 만나니 잘 잡히지 않았다. 결국, 붓에 구멍을 내 의수에 끼워 서예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사군자를 하려면 서예부터 시작해야 한다. 의수로 서예를 연습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서예를 연습하는 작업대 높이도 잘 맞지 않아 낮은 난로 대 위에 모포를 깔고 서예를 시작했다. 낮은 연습대에 허리를 굽혀서 연습하니 허리가 아팠다. 그래도 계속했더니 몸살이 났다. 몸살이 나도 계속 연습했더니 코피도 났다.
하지만 겨우 기회를 얻었는데 금방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손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는데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파도 그림 연습에 매달렸다. 그런 날 보며 아내가 ‘기껏 살려놨더니 서예 하다 죽을 일 있냐’며 화를 낸 적도 있다.
연습에 몰두한 지 한 달 후, 내 노력이 가상했는지 여 교수가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했다. 이제 시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아내가 먹을 갈아 줬는데 그 뒤론 먹도 직접 갈았다. 먹을 가는 것에서 내 작품이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먹을 끼워 갈기 시작했다. 물집도 나고 아팠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정리=임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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