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언제까지 부를까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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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달차
작성일19-11-22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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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89년 11월22일 언제까지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일까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한 한반도 평화 이미지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입혀져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다들 아실 겁니다. 1947년 발표된 이 노래는 원래 통일 대신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었다고 합니다. 표면적인 해방은 이뤄졌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이뤄야한다는 뜻이었는데요. 이듬해 남·북이 분단되면서 ‘독립’의 자리에 ‘통일’이 들어가게 됐다고 합니다.
반공포스터를 그리다가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하던 30년 전, 우리 국민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전망했을까요?
1989년 오늘 경향신문에는 통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실렸습니다. 통일을 국시(國是·국가이념이나 국가정책 기본 방침)로 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3.5%가 동의했습니다. 기사는 “이승만 정권 이래 국민들의 의식을 지배해온 반공 이데올로기가 퇴색하고 통일 열망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통일에 대한 전망을 보면 비관적인 답변이 우세했습니다. 국민의 43%는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봤고, 21%는 ‘30년 이후에나 통일이 가능하다’고 대답했으니 합치면 64%에 달했습니다.
국민 4명 중 3명이 통일을 국가적 목표로 하자고 말하지만, 실제로 통일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다는 것. 옳은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다는 생각이 주도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내용은 한국전쟁기념사업회가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에 의뢰해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6·25 관련 국민의식 조사’의 결과였는데요.
당시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은 ‘남북 공존 상태의 교류’가 48.5%로 가장 높았고, ‘평화통일’ 24.9%, ‘현재와 같은 교류 없는 대립’ 23.3%, ‘무력통일’ 2.8%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교류가 없이 대립 중이었지만, 공존과 교류를 예상하는 사람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남북간의 자유로운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어느 쪽이 유리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남한이라고 답한 사람이 53.5%로 북한이라 답한 38.3%보다 훨씬 높았던 점도 눈길을 끄네요.
1989년 11월22일자 경향신문 15면
3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지난 10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2019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53%였습니다. 남북·미 정상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대가 무르익었던 2018년에 비해서 6.7%포인트 줄어든 수치였습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도 20.5%로 4.4%포인트 증가해 부정적인 여론을 반영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전망은 ‘20년 이내’가 24.8%로 가장 높았고, 1년 전 25.7%까지 치고 올라갔던 ‘10년 이내’는 17.9%로 떨어졌습니다. 올 들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는 등 경색되어 가고 있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2019 통일의식조사> 자료집 내용 중 갈무리(http://tongil.snu.ac.kr/xe/sub410/115103)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전국의 만19세~74세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2007년에 시작된 만큼 그동안의 추이를 볼 수 있는데요.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의 변화가 흥미롭습니다.
‘같은 민족이니까’라는 답변은 2007년과 2008년 50%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는 역대 최저인 34.6%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전쟁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라는 답변은 2007·2008년에 10%대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32.6%로 2%포인트 차이로 2위에 올랐습니다. 뒤이어 18.9%를 차지한 건 ‘한국이 보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2위와 3위를 합치면 51.5%로 과반수를 넘는데요. 이제 국민들의 통일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민족이니 합쳐야 한다’는 당위성보다 삶의 위험요소를 줄이고 경제적 이득까지 고려하는 실용적 측면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산가족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 더욱 이런 측면의 선택이 커지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더 이상 불리지 않아도 되는 그날은 언제가 될까요? 통일의식조사의 내용이 통일 이후 달라진 우리 삶에 대한 질문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임소정 기자 [email protected]
▶ 장도리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89년 11월22일 언제까지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일까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한 한반도 평화 이미지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입혀져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다들 아실 겁니다. 1947년 발표된 이 노래는 원래 통일 대신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었다고 합니다. 표면적인 해방은 이뤄졌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이뤄야한다는 뜻이었는데요. 이듬해 남·북이 분단되면서 ‘독립’의 자리에 ‘통일’이 들어가게 됐다고 합니다.
반공포스터를 그리다가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하던 30년 전, 우리 국민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전망했을까요?
1989년 오늘 경향신문에는 통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실렸습니다. 통일을 국시(國是·국가이념이나 국가정책 기본 방침)로 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3.5%가 동의했습니다. 기사는 “이승만 정권 이래 국민들의 의식을 지배해온 반공 이데올로기가 퇴색하고 통일 열망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통일에 대한 전망을 보면 비관적인 답변이 우세했습니다. 국민의 43%는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봤고, 21%는 ‘30년 이후에나 통일이 가능하다’고 대답했으니 합치면 64%에 달했습니다.
국민 4명 중 3명이 통일을 국가적 목표로 하자고 말하지만, 실제로 통일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다는 것. 옳은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다는 생각이 주도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내용은 한국전쟁기념사업회가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에 의뢰해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6·25 관련 국민의식 조사’의 결과였는데요.
당시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은 ‘남북 공존 상태의 교류’가 48.5%로 가장 높았고, ‘평화통일’ 24.9%, ‘현재와 같은 교류 없는 대립’ 23.3%, ‘무력통일’ 2.8%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교류가 없이 대립 중이었지만, 공존과 교류를 예상하는 사람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남북간의 자유로운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어느 쪽이 유리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남한이라고 답한 사람이 53.5%로 북한이라 답한 38.3%보다 훨씬 높았던 점도 눈길을 끄네요.
1989년 11월22일자 경향신문 15면3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지난 10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2019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53%였습니다. 남북·미 정상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대가 무르익었던 2018년에 비해서 6.7%포인트 줄어든 수치였습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도 20.5%로 4.4%포인트 증가해 부정적인 여론을 반영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전망은 ‘20년 이내’가 24.8%로 가장 높았고, 1년 전 25.7%까지 치고 올라갔던 ‘10년 이내’는 17.9%로 떨어졌습니다. 올 들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는 등 경색되어 가고 있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2019 통일의식조사> 자료집 내용 중 갈무리(http://tongil.snu.ac.kr/xe/sub410/115103)이번 조사는 지난 7월 전국의 만19세~74세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2007년에 시작된 만큼 그동안의 추이를 볼 수 있는데요.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의 변화가 흥미롭습니다.
‘같은 민족이니까’라는 답변은 2007년과 2008년 50%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는 역대 최저인 34.6%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전쟁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라는 답변은 2007·2008년에 10%대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32.6%로 2%포인트 차이로 2위에 올랐습니다. 뒤이어 18.9%를 차지한 건 ‘한국이 보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2위와 3위를 합치면 51.5%로 과반수를 넘는데요. 이제 국민들의 통일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민족이니 합쳐야 한다’는 당위성보다 삶의 위험요소를 줄이고 경제적 이득까지 고려하는 실용적 측면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산가족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 더욱 이런 측면의 선택이 커지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더 이상 불리지 않아도 되는 그날은 언제가 될까요? 통일의식조사의 내용이 통일 이후 달라진 우리 삶에 대한 질문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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